[책 리뷰] 지친 줄도 모르고 지쳐가고 있다면 - 김준 에세이

들어가며

인간의 삶에서 끊임없이 마주치는 삶과 죽음, 행복과 불행, 슬픔과 기쁨이라는 양면성은 짧은 인생을 살면서도 느끼고 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위로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번에는 애세이를 통해 같은 다른 곳에서 같은 경험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위로를 받았다. 작가가 느낀 인간적인 감정들과 경험들로부터 공감을 느끼고 삶의 끊임없는 변화와 불안함에 대한 통찰력이 공유되는 과정에서 고요한 감동과 우울함 사이에서 떠다니는 묘한 감정에 휩싸였다.



감상

처음에는 애세이를 좋아하지 않았다.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이나 시각에 갇히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경험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내 경험이 필요했다. 작가의 이야기가 끌어내는 감정과 생각에 집중하면서 나의 공감점을 찾는 것이 필요했다. 작가가 경험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드러내는 방식을 보는 즐거움도 있었다. 애세이를 읽을 때 독자는 작가가 주는 메시지를 깊이 이해하고, 그 안에서 삶의 보다 큰 의미를 발견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한다. 보편적인 인간의 시각을 빌려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 내기 위해 초점을 두기도 하면서 저자의 감상을 더하면, 독자는 자신만의 개인적인 경험과 연결하여 이해할 수 있는 부분들을 찾는 재미도 있다. 물론 모든 페이지의 글에 공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미련 두지 않고 다음 페이지로 쉽게 넘어갈 수 있고 그때만의 생각과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읽을 때 더 깊은 공감과 이해를 할 수 있다.

주제를 다루는 데 사용한 문학적 장치나 서술 기법도 작가마다 전부 다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포장할 때 더 넓은 통찰력을 가질 수 있다.  이 책은  '반 죽음'을 '반 삶'의 시각으로 다르게 보고 있다. 작가가 전달 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결국 인간의 보편적인 경험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다양한 관점을 느끼면서 메시지를 깊게 이해할 수 있는게 아닐까

이과를 거쳐 공대를 졸업하며, 원인을 찾고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에 익숙해져 있던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자신이 직접 겪었던 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에 실수였다면 반복하지 않게 최선을 다할 것이고 내 경험이 아닌 다른 사람의 충고를 잘 듣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타인과 소통하지 않고 꽉 막힌 것 처럼 보인다. 사람들은 종종 감정을 더 잘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성장하게 된다. 감정에 둔감한 사람들도 감정을 더 잘 느끼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 감정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내면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주변 사람들과 소통을 더 많이 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게 되어보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감정을 더 잘 이해하고 경험하는 첫 걸음일 수 있다. 

챕터가 짧게 구성되어 있어 그 부분을 읽은 다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찾는 것도 재미이다. 감정적인 측면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자신의 감정을 먼저 돌아보는 데 도움이 된다. 그때의 감정에 솔직하게 되어보고, 그것들을 받아들이는 것이 감정을 더 잘 이해하고 경험하는 첫걸음일 수 있다. 그 감정을 다른 사람을 대할 때에도 가져간다면, 다양한 관계를 맺고 다양성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마치며



이 책은 무엇인가에 지친 사람들을 위한 책이지만 심리적인, 치료적인 해결방법을 안내하지는 않는다. 다만, 작가가 겪었던 경험과 기분을 담백하게 나열하면서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작가의 경험에만 갇혀있지 않고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를 함께 들려주며 모두 같은 고민을 하고 살아가고 있음에 위로가 되어준다. 빛이 시작하는 지점이 가장 어둡다고 하듯, 우리는 모두 더 밝은 빛으로 향해가는 과정에 있음을 인지하고 지치는 것 또한 그 과정을 지나는 것임을 깨닫게 해준다. 단순히 먹고 자고 시간을 보내는 것이 '사는' 것이 아니라 도전하고 사랑하는 것이 '삶'임을 전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무조건 버티고 인내하라는 메시지는 지양하고 있다. 실망은 기대했기 때문에 오는 것이기 때문에 기대치를 낮추고, 가끔은 쉬어가고 놓아보기도 하는 말도 함께 전한다. 내 삶을 열심히 산다는 것은 나를 열심히 산다는 것이기도 하니까 피로를 풀고 휴식을 하는 것도 몸에 익혀야 자연스러워 질 것이다. 무엇을 위해 그렇게 열심히 살았는지 한번도 돌아보지 않았다. 성공이라는 막연한 목표를 앞만 보고 쫓았던건 아닌지, 대외적으로는 성공을 위해 아득바득 살면서도 나자신은 돌봐본적이 한번도 없다.

뒤돌아 보았을 때 내 생에에서 가장 빛나는 날은 성공한 날이 아니라 비탄과 절망 속에서 생과 한번 부딪혀 보겠다는 느낌이 솟아올랐던 때였으면 좋겠다.

책을 읽으며 인상적인 글귀에 줄을 치고 다시 곱씹을 수 있는 책이다.

 


내돈 내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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