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사례기반 심리학 책은 주로 외국 서적들이 많다. 책의 사례들은 작가가 상담자로 활동한 문화와 사회, 가치 등을 반영한다. 사례가 생성된 문화와 독자의 문화적 배경이 다르면, 독자가 사례의 맥락을 완전히 이해하거나 공감하기 어렵다. 물론 번역 과정에서 한국의 문화에 맞게 표현이 가미되기도 하지만 특정 개념이나 표현이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번역될 때, 미묘한 의미나 감정이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 번역되는 순간에 이미 주관적인 생각이 첨가되는 것이다. 독자가 개인적으로 경험하지 않는 상황이나 감정에 대해 읽을 때, 그 사례들이 직접적으로 와닿지 않을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 가치, 신념과 관련된 내용에 더 깊게 공감한다. 그렇다면 왜 한국의 사례기반 심리학 책은 많지 않을까. 마음..
들어가며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은 일본 문학에서도 많은 영향력을 미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1949년에 발표된 이 작품은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처한 환경에 따라 내면적인 고민과 사회와의 갈등을 자전적인 요소를 깊게 반영하였다. 이 달에는 전자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읽고 리뷰를 한다. 200페이지 남짓이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인줄 알았는데, 전하는 메시지가 너무 무거운 작품이었다. 감상 총 세 개의 줄거리(수기)로 구성되어 있다. 주인공인 요조는 일반적인 사람과는 다른 독특한 감각을 가지고 있어 항상 많은 생각으로 살아간다. 그래서 타인과의 대화가 힘들고 적당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처세술)을 어려워한다. 그래서 나름의 생존전략으로 광대와 같이 남을 웃기면서 자신을 희생하면서 그들 속으로 녹..
들어가며 새로운 책을 읽었다. 오랜만에 두고 여러번 읽고 싶은 책이라서 천천히 리뷰한다. 《I May Be Wrong》은 종교 이야기를 하지만 종교가 아닌 것처럼, 책이지만 책이 아닌 것처럼 담담하게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작가의 깨달음을 하나씩 따라가면서 결국에는 오롯이 남는 독자 자신을 마주할 수 있다. 저자 한 사람의 일대기를 다룬 책인만큼 저자에 대한 배경이 필요하다. 물론 책을 읽으면 살아온 과정과 함께 작가가 느낀 감정까지 경험할 수 있지만, 외부에서의 평가는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찾아보았다.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Björn Natthiko Lindeblad)는 스웨덴 출신의 저자이며 한때 스웨덴의 성공적인 비즈니스맨이었으나, 삶의 의미와 깊이를 찾기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태..
들어가며 이번에 읽은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복귀작인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이다. 중간중간 난해한 내용도 많고 벽을 두고 배경이 바뀌면서 스토리가 전개되고, 무엇보다 767페이지의 장편소설이었기에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스토리는 긴박하게 진행되지는 않지만, 작가 특유의 1인칭 관점에서의 서술 방식과 책을 덮을 때까지도 지워지지 않는 수많은 물음표들이 매력인 책이다. 이 글에서는 책에 대한 세세한 해석을 다루진 않는다. 이 책을 더 맛있게 읽은 독자들이 이미 작가의 생각에 가장 근접할만한 요약을 작성해 둔 포스트들이 많다. 감상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주인공인 "나"는 고등학교 시절 좋아했던 소녀인 "그녀"를 (하루키 소설이 대부분 그렇듯) 갑자기 잃어버리게 되고 벽으로 둘러 쌓인 도시의 존재를 ..
들어가며 인간의 삶에서 끊임없이 마주치는 삶과 죽음, 행복과 불행, 슬픔과 기쁨이라는 양면성은 짧은 인생을 살면서도 느끼고 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위로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번에는 애세이를 통해 같은 다른 곳에서 같은 경험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위로를 받았다. 작가가 느낀 인간적인 감정들과 경험들로부터 공감을 느끼고 삶의 끊임없는 변화와 불안함에 대한 통찰력이 공유되는 과정에서 고요한 감동과 우울함 사이에서 떠다니는 묘한 감정에 휩싸였다. 감상 처음에는 애세이를 좋아하지 않았다.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이나 시각에 갇히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경험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내 경험이 필요했다. 작가의 이야기가 끌어내는 감정과 생각에 집중하면서 나의 공감점을 찾는 것이 필요했다..